다재약물[Polypharmacy]
며칠 전 오래간만에 친정아버지를 만나 대화 나누다가 하루에 드시는 약의 종류와 갯수를 듣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고혈압 약, 고지혈증 약, 천식약, 코막힘으로 비염약, 관절약..등등 하루에 복용하시는 약 종류도 너무 많으셨어요.
이 많은 종류의 약을 매일 드셔도 괜찮을지 걱정되어 알아봤습니다.
다제약물(Polypharmacy)은 일반적으로 10개 이상의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이는 주로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며,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이러한 다제약물 복용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다제약물 복용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 중 10개 이상의 약물을 60일 이상 복용하는 인원이 약 53% 증가하여 128만 8천 명에 달했습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한국 노인의 64.2%가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며, 이는 OECD 평균인 48.6%를 상회하는 수치입니다.
다제약물 관리사업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8년부터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환자의 약물 복용을 평가하고 상담하여 불필요한 약물 복용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업은 크게 '병원 모형'과 '지역사회 모형'으로 나뉩니다:
- 병원 모형: 입원 및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 약사, 간호사로 구성된 다학제 팀이 약물 관리를 수행합니다. 현재 48개 병원에서 운영 중이며, 서비스 제공 후 65세 이상 환자의 재입원 위험이 21% 감소하는 등의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 지역사회 모형: 재가 만성질환 노인을 대상으로 자문 약사와 공단 직원이 가정 방문이나 유선 상담을 통해 약물 관리를 제공합니다. 현재 전국 105개 시·군·구에서 운영 중이며, 복약 순응도 개선과 중복 약물 복용 감소 등의 성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역사회 모형에서는 의사와 약사 간의 정보 공유 체계가 부족하여 처방 조정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23년부터 서울 도봉구에서 '지역사회 의·약사 협업 모형'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약사의 상담 결과를 의사가 확인하고 처방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약물 부작용 예방, 복약 순응도 향상, 의료비 절감 등의 효과를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향후 의료진 간 정보 공유 시스템 구축과 지역사회 협업 모델의 확대를 통해 더욱 효과적인 약물 관리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모님 곁에서 독립해서 각자 가정을 이루고 사느라 바빠 부모님께서 어떤 질병으로 약을 드시는지
일일히 신경쓰지 못하고 지냈는데 이제라도 복용하시는 약 성분이 충돌하지 않도록 챙겨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부모님들께서 건강히 오래 사시기를!